‘스타트 UP’을 가다

['스타트 UP'을 가다·35]의료분야 '3차원 세포배양 플랫폼' 개발한 '엠비디'

암환자 세포 추적 인공배양… 나만의 '맞춤형 항암제' 만든다

스타트업을 가다
수원 광교의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입주한 구보성 엠비디 대표가 3차원 세포 배양 플랫폼을 소개하고 있다.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제공

수원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입주한 구보성 대표
인체와 비슷한 환경구현… 최적치료제 연구 조합
장비 자동화로 정확한 계산·시간·비용까지 단축
기술력 인정 프랑스·독일 병원 등 공동협력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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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암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의료분야 스타트 업체인 '엠비디'가 새로운 암 치료 기술로 국내외 의료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은 '3차원 세포배양 플랫폼'을 암 치료에 적용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 플랫폼을 적용하면 환자 개개인의 맞춤형 항암제를 선정해 완치율을 높일 수 있다.



이 기술은 정밀 의학의 한 분야로 과거 약 하나로 모든 사람을 치료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환자별로 공통성을 묶고 개인에게 맞는 최적의 약을 찾아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업계에서는 3차원 세포 배양 플랫폼 기술의 시장 규모를 지난 2016년 기준 3억6천800만달러로 추정하고 있으며 매년 21%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1월 회사를 설립하고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 입주한 '엠비디' 구보성 대표는 "국내 대기업에서 이와 관련된 연구를 하고 있었지만 회사 사정으로 연구 진행이 어렵게 됐다"면서 "그때 관련 연구원 4명이 직장을 그만두고 새롭게 회사를 차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 대표는 "벤처 기업의 장점은 의사결정 과정이 적어 빠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시장의 변화에 그만큼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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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아이클릭아트

'엠비디'가 개발한 기술은 암세포를 암환자의 체외로 꺼내와 인체와 가장 유사한 환경에서 암세포가 자라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에 유전체 정보와 항암제 효과를 상호 보완해 최적의 항암제를 찾는다.

세포 배양 기술은 10여년 전부터 시작된 기술이지만 '엠비디'는 이 기술을 더욱 발전시켰다. 과거에는 일반적으로 플레이트 바닥에 세포가 떨어져 바닥에서 붙어 자라는 2차원 방식이었다면 '엠비디'는 실제 몸속에 있는 암세포와 거의 유사한 형태로 세포가 배양될 수 있도록 하는 3차원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구 대표는 "기존 방식과는 달리 칩에 기둥을 도입해 세포가 떨어지자마자 젤 형태의 공간 속에서 암세포가 박힐 수 있도록 했다"며 "쉽게 생각하면 젤 안에 세포가 들어가 있는 것으로 뚜껑만 끼우면 배양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자동화 장비를 활용하기 때문에 수작업이 필요하지 않고 정확한 계산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실험할 수 있는 항암제 개수는 532개이며 기존 실험보다 암세포 규모가 1천분의 1로 작아지고 항암제 비용도 그만큼 작아질 수 있어 경제성도 추가됐다.

'엠비디'는 지난 1년 동안 기존 항암제 치료법이 효과를 보지 못한 담도암 및 대장암 4기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연구에서 항암제 조합이 암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위암,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테스트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거두고 있다.

'엠비디'는 이런 기술력을 인정받아 해외시장으로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프랑스, 독일, 룩셈부르크 내 협력 병원과 공동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엠비디'는 유럽 내 협력 병원에서 3년간 임상 실험 등 연구를 진행한다. 병원에서 제공한 환자 암세포 샘플을 체외에서 배양하고 약물 반응성을 확인하고 환자에게 알맞은 최적의 항암제 조합도 제시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관계자들과 미팅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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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대표는 "내년 1월부터는 임상 규모를 확대해 많은 데이터를 쌓는 것이 목표"라며 "분당 서울대병원, 삼성 서울병원, 현대 아산병원 등 국내 병원들과도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10명 정도 임상 실험을 진행했지만 내년에는 100∼200개까지 임상 사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회사 규모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연구원 4명으로 시작한 '엠비디'는 올해까지 임직원들이 10명으로 증가했다. 내년 초에는 5명의 직원이 추가로 입사할 예정이다.

올해 14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내년에는 18억원 가량의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기술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면 주식공개상장(IPO)도 진행할 계획이다. 구 대표는 "실제 임상에 적용되면 매출은 더 많이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며 "회사는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엠비디'의 또 하나 특징은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일절 수량의 회사 주식을 일정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제도다. 직원들의 근로 의욕을 고취하고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한 방편 중 하나인 셈이다.


구 대표는 "작은 회사들은 원하는 인력을 채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이런 제도를 통해 직원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엠비디'는 마케팅과 인지도 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글로벌 바이오 업체와의 판매 계약도 체결했다. 본격적인 제품 제조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제조 시설 승인도 준비 중이다.

구 대표는 "우리가 연구 개발한 기술이 현장에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러한 기술이 전 세계 암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희망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암도 고통을 줄여나가면서 점차 만성 질환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환자들을 위한 기술 개발과 보급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이원근기자 lwg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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